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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월영야행, 달빛 아래 떠나는 열흘간의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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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무더운 여름밤, 전통의 향기와 현대 감성을 더한 야행축제 '2025 월영야행'이 열린다. 8월 1일부터 열흘간 안동 월영교 일원에서는 국가유산을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진다.올해 행사는 '조선시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공간 구성'이라는 주제로, 안동의 국가유산 이야기를 담은 33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야행의 백미는 단연 달빛을 배경으로 한 전통 야경 콘텐츠다. '선유야화'라 불리는 LED 선유줄불놀이, 전통 등간, 바람개비의 거리, 달빛정원 등 감각적인 볼거리가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올해는 지역 상권과 연계한 신작 프로그램 '월영 보부상(월영장수)'가 첫선을 보인다. 조선시대 장터 풍경과 보부상 행렬을 생생히 재현해, 전통과 상업이 공존하던 옛 장터의 정취를 오늘에 되살린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도 풍성하다. 월영 키즈존과 인형극 '남반고택 동화마당', 어린이용 역사 퀴즈쇼 ‘월영별과’, 그리고 ‘짚신 트레킹’ 등 오감으로 체험하는 전통놀이들이 준비돼 있다. 특히 달빛 우체통은 가족, 연인들이 직접 쓴 엽서를 달빛 아래 띄워보내며 축제의 감성을 더한다.안동시립박물관을 포함한 민속촌길 일대에서는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재현한 월영객주와 월영장터, 푸드트럭과 피크닉존을 연계한 영락식당이 운영돼 다양한 먹거리와 지역 특산품을 즐길 수 있다.월영공원 일대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결합한 Summer Vibe 공연이 열려, 여름밤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임청각에서는 8월 7일부터 8월 9일까지 3일간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사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실경 역사극 '서간도 바람소리' 공연이 열린다. 안동시 관계자는 "올해 월영야행은 시대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안동의 대표 국가유산을 달빛 아래에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라며, "시민과 관광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30 15:28

2분 소요
"맨손으로 은어 잡고, 아이들과 모래놀이" 올여름 핫플로 떠오른 봉화은어축제

여행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봉화은어축제가 짜릿한 체험형 콘텐츠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뛰고, 웃고, 즐길 수 있는 놀이 중심 프로그램들이 연일 큰 호응을 얻고 있다.가장 인기있는 체험은 단연 은어 반두·맨손잡이 체험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계곡물 속에서 직접 은어를 잡아 올리며, 시원한 물살과 함께 짜릿한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체험비는 12,000원이지만 이 가운데 5,000원은 봉화사랑상품권으로 환급된다.올해 처음 도입된 은어 로드 챌린지도 눈길을 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미션을 수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하루 세 번 운영되며, 성공하면 은어잡이 체험권이 제공된다. 특히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도전과 보상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한 체험"이라는 호평이 이어진다.휴식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내성천 모래놀이장도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다. 빈백과 파라솔, 모래 위 포토존, 썬배드 등이 갖춰져 있고, 야간에는 조명을 더해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같은 공간에 마련된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은 에어바운스 풀장, 워터슬라이드, 차양 쉼터 등으로 구성돼 어린이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입장료는 3,000원이며, 하루 세 차례 운영된다. 봉화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올해 은어축제는 단순한 관람형 축제를 넘어,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은어 로드 챌린지, 내성천 모래놀이장, 어린이 워터파크 등은 세대를 아우르는 핵심 체험 콘텐츠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30 15:27

1분 소요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진화해왔나 [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한 여름,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이 간절한 계절이다. 하지만 무심코 여러 잔을 마시다 보면, 카페인 과다 섭취로 불면증이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한 잔에는 150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적지 않은 양이다. 최근에는 카페인 과잉 섭취에 대한 우려와 함께, 건강 중시 트렌드가 맞물리며, ‘디카페인(decaffeination) 커피’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나 신뢰할 만한 수준일까. 디카페인 커피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 및 최신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봤다. 카페인 제거 기술은 진화 중화학적 용매(염화메틸렌)를 사용하는 방식은 가장 오래된(1세대) 디카페인 처리 방식이다. 이 방식은 수증기로 생두의 세포벽을 연 후 염화메틸렌에 담가 카페인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다시 고온의 증기로 용매를 증발시킨다. 화학적 용매 방식은 스타벅스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초기 디카페인 제품 혹은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돼 왔다. 대량생산을 포함한 생산효율성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다만 화학적 용매 방식의 디카페인 제거 비율은 97%(미국 식품의약국(FDA) 디카페인 표기 기준) 내외다. 엄밀히 말하면 ‘저 카페인’에 가깝다. 카페인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또한 화학적 용매 방식은 커피의 고유한 향미를 손상시킬 수 있고, 화학 용매 성분의 잔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런 이유로 화학적 용매 방식은 최근 들어 사용 빈도가 줄고 있다. 화학적 용매 방식의 안전성 논쟁 이후 2세대인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방식과 같은 안전한 방식이 대두 됐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은 생두를 따뜻한 물에 담가 향미 성분과 카페인을 함께 녹여낸 후 활성탄 필터에 통과시켜 카페인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후 남은 ‘향미 성분이 가득한 물’(Green Coffee Extract·GCE)에 새로운 생두를 담가 카페인만 제거하고 커피 고유 성분을 보존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방식은 스위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캐나다 밴쿠버 인근의 위치한 디카페인 커피 제조사 ‘스위스 워터’(Swiss Water Decaffeinated Coffee Company Inc)가 상용화하며 시장에 안착시켰다.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는 ‘블루보틀 커피’이며,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안전한 물을 이용해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섬세한 커피 향미 발현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의 디카페인 방식 이후, 콜롬비아에서 유행한 2.5세대 ‘사탕수수 디카페인’(Sugarcane EA Process)방식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사탕수수를 발효해 얻은 천연 에틸아세테이트(EA)를 사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은 ‘자연 유래’ 물질을 사용함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화학적 불안감 없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품질의 자연 성분 디카페인 커피를 생산할 수 있다.콜롬비아는 커피 생산지와 디카페인 처리 공장이 물리적으로 가까워, 신선도에서도 유리한 환경이다. 사탕수수 방식의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며, 항미 성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콜롬비아의 사탕수수 방식은 한국의 커피업체 ‘몽타주 커피’의 디카페인 커피에 사용되고 ▲프릳츠 ▲커피리브레와 같은 전문 스페셜티커피 업체도 사용하고 있다. ″카페인 제거 방식에 따라 품질 달라져“디카페인 프로세싱의 3세대 처리 방식은 2023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마운튼 워터 프로세스’(Mountain Water Process)다. 멕시코에 위치한 ‘Descamex’라는 전문 기업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이 공정은 스위스 워터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멕시코 고산지의 빙하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술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했던 GCE 방식을 활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되, 멕시코 테루아에 기반한 ‘스토리 텔링’이 강조된다. 한국에서는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나무사이로와 같은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마운튼 워터 방식의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며, 보통 단맛이 나는 커피에서 훌륭한 맛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 마운튼 워터 프로세스는 사탕수수 방식과 더불어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해 마켓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와 같은 전통 커피 산업 기준으로 봤을 때 시장 규모가 2%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내부 자료를 보면 시장 규모는 10%까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디카페인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카페인을 제거했는가’에 따라 품질과 가치가 갈리는 시기에 접어 들었다. 1세대는 효율성과 대량 생산, 2세대는 안전성과 신뢰, 2.5세대는 자연 유래와 지역성, 3세대는 테루아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로 진화해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카페인 커피 산업은 앞으로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환경과 품질을 함께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커피 애호가들과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게 되리라 판단한다.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5.07.30 13:57

4분 소요
"은어스파게티부터 10초구이까지" 더 맛있어 진 봉화은어축제

여행

봉화은어축제가 먹거리존을 전면 개편하며 한층 진화했다. 단 10초면 완성되는 은어구이부터 딜리버리존까지, 다채로운 미식 체험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행사장 내 대형 천막식당에서는 은어를 활용한 스파게티, 탕수육, 물회 등 이색 메뉴부터 은어구이, 튀김, 지역 한정식까지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역 외식업체 2곳이 참여해 품질을 높였으며, 에어컨이 설치된 쾌적한 공간 덕에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체험의 묘미도 더해졌다. 내성대교 아래에 마련된 숯불 은어구이 체험장은 관광객이 직접 5,000원짜리 석쇠 한 판을 구입해 은어를 숯불 위에 올려 놓고 굽는 재미가 일품이다. 축제의 상징으로 설치된 봉화대 중 하나는 10초 은어구이 체험존으로 운영된다. 강력한 화력으로 단 10초 만에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완성되는 과정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사진 촬영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은어 힐링스테이션은 대형 천막 아래 조성된 쉼터형 먹거리·체험 공간이다. 간단한 간식과 시원한 음료를 판매하는 부스 외에도 어린이 체험존과 미니카페가 갖췄다.올해 새롭게 선보인 딜리버리존은 푸드트럭 여러 대의 인기 메뉴를 현장에서 바로 배달받아 먹을 수 있고, 전용 메뉴판을 통해 간편 주문이 가능하다. 200인치 LED 스크린에서는 주무대 공연이 실시간 중계되어 관람객들은 식사와 함께 공연을 편안히 즐길 수 있다.봉화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먹거리 공간의 다양화와 휴식 공간의 확장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은어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먹거리를 통해 봉화의 맛과 멋을 함께 체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8 17:29

2분 소요
"경북 전통시장서 수산물 구매하면 30% 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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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섰다. 8월 1일부터 5일까지 경북도내 6개 전통시장에서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된다.이번 행사는 포항 큰동해시장, 경주 감포공설시장, 안동 안동시전통시장연합(중앙신시장·구시장·용상시장), 경산 경산공설시장, 영주 선비골전통시장, 영덕 영해만세시장에서 진행되며, 국내산 수산물 판매 도·소매점포를 대상으로 한다.소비자는 행사기간 동안 국내산 수산물을 구입한 뒤 카드 또는 현금영수증, 신분증을 지참해 환급부스를 방문하면, 구매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환급한도는 2만원이다.구매액이 3만 4,000원 이상이면 1만원, 6만 7,000원 이상이면 2만원을 각각 환급받을 수 있다. 다만, 행사 취지에 따라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으로 구매한 품목, 정부 비축 품목, 일반음식점, 수입 수산물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정상원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방학 및 휴가철을 맞이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물가를 낮추고,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으로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8 17:28

1분 소요
"지워야 할 건 장소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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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감옥은 기본적으로 닫힌 구조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은 관계를 만들고 삶을 이어간다. 우리는 그 시간을 감추지 않았다. 드러내고, 덧입혔다.”전남 장흥군 장흥읍 외곽. 한때 수용자만 드나들던 폐쇄된 공간이 다시 사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문을 닫은 장흥교도소가 '빠삐용집(Zip)'이라는 이름의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감옥의 철문과 감시탑은 그대로 남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이 공간의 설계자이자 총괄기획자인 김영현 단장은 감옥을 ‘지워야 할 장소’가 아닌 '되살려야 할 기억의 장소'로 바라봤다. 그는 폐쇄와 단절의 상징이었던 감옥을 회복과 사유의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김 단장은 말한다. “지워야 할 건 장소가 아니라 태도입니다.”감옥은 지워지는 공간이 아니다김 단장이 장흥교도소를 처음 마주한 건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공모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지역 자산을 조사하던 그는 이 공간에서 강한 직관을 느꼈다고 회상한다.그는 “보통은 감옥을 철거하고 예쁜 문화공간으로 다시 짓는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감옥은 불편한 장소지만, 동시에 강력한 기억의 공간”이라며 “지우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실제로 김 단장은 감옥의 구조를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철문도, 감방도, 복도도 그대로 뒀다. 다만 그 안의 기능만 바꿨다. 접견실은 도서관이 되고, 감방은 글쓰기 체험 공간으로, 복도는 시 낭독회가 열리는 무대로 탈바꿈했다.김 단장은 빠삐용집을 '관계의 플랫폼'이라고 정의한다. 외부 전문가나 기획자가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는다. 주민이 직접 해설사가 되고, 청년이 바리스타가 되며, 마을 이장이 투어 가이드를 맡는다.김 단장은 “투어 중 마을 이장이 이런 얘기를 한다. ‘이 감옥에서 누구 아버지가 근무했었고, 어릴 적 철문 너머가 늘 궁금했었다’고. 그게 곧 콘텐츠다. 주민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 그게 핵심”이라고 전했다.계속해서 그는 “콘텐츠는 외부에서 가져오지 않았다. 이미 지역에 답이 있었다”며 “장소가 있고, 기억이 있고, 사람이 있다. 빠삐용집은 그걸 연결해주는 장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닫힌 공간에서 회복을 실험하다감옥이라는 공간이 주는 상징은 명확하다. 단절과 격리다. 하지만 김 단장은 이 공간에서 오히려 ‘회복의 가능성’을 실험 중이다.김 단장은 “지금의 도시는 오히려 감옥 같을 때가 많다”며 “단절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데, 빠삐용집은 거꾸로 그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그가 말한 관계 회복은 ‘주민 참여’를 뜻한다. 공간의 설계와 기획은 김 단장이 맡았지만, 프로그램과 운영은 장흥 주민들이 직접 주도한다. 이 구조는 감옥 외곽에 마련된 ‘서로살림터’로도 확장된다. 이곳은 자원순환, 생존기술, 생활교육 등을 주민과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동체 학습공간이다.그가 생각하는 자치에는 전문가가 없다. 김 단장은 “배우는 사람이 선생이 되고, 선생이 다시 배우가 된다. 전문가가 필요 없다”며 “우리가 우리 안에서 해보는 거죠. 그게 진짜 자치 아닐까”라고 되려 반문해 보였다.실제로 빠삐용집은 수용동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고, 철문·감시탑·감방 등도 거의 손대지 않았다. 도시락 체험, 출소 두부, 수용복 착용 등 감옥의 흔적은 의도적으로 남겼다. 다만 그 안의 콘텐츠는 모두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했다.이 공간은 운영 방식에서도 기존 관광 모델과 다르다. 해설사, 큐레이터, 영상 기획자 등은 모두 지역 주민이다. 외부 대행 없이 주민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수익도 지역에 남긴다.김 단장은 “다른 지역은 외부 콘텐츠를 들여오고, 운영도 대행사에 맡긴다. 그러면 지역은 소비만 한다”며 “하지만 장흥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고, 수익도 직접 가져간다.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빠삐용집은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 촬영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더 글로리>, 영화 <1987> 등 90여 편의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됐다.김 단장은 “세트가 아니기 때문에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영상 산업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산업이 아니라, 체류하는 산업”이라며 “이건 단순 관광보다 훨씬 강력한 지역경제 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촬영팀은 평균 70명 규모로 3~5일씩 장흥에 머문다. 숙박, 식사, 차량, 장비 대여 등 모든 수요가 지역에서 해결된다.김 단장은 “빠삐용집은 관람지가 아니라 체험지이고 관계지”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빠삐용집은 ‘감옥호텔 프리즌’이라는 체류형 숙소도 준비 중이다. 기존 수용동 일부를 리모델링해 영화 제작팀은 물론 일반 여행자도 숙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숙박객과 지역 청년이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그는 “숙박이 단지 머무는 게 아니라, 대화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진짜 관광은 관계가 있어야 지속된다. 혼자 보고 끝나는 건 지속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빠삐용집이 생기며 장흥을 다시 찾는 사람이 늘었다. 한때 잊힌 지역이 영상 산업과 문화 재생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철문은 여전히 닫혀 있지만, 그 안은 활짝 열려 있다.현재 빠삐용집은 유휴공간 재생의 대표 사례로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서에 포함됐고, 공무원 교육 자료와 타 지역 벤치마킹 사례로도 활용되고 있다.김 단장은 마지막으로 “이 감옥은 지워지지 않은 과거 위에 오늘을 덧입힌 공간이다. 그 안에서 사람은 머물고, 이야기를 만들고, 관계를 회복한다”며 “장흥의 내일은 바로 이 기억 위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5.07.27 07:40

4분 소요
안동 수페스타 "EDM과 물폭탄으로 무더위 날려버린다"

여행

무더운 여름, 도심 속 강변에서 시원한 물줄기와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가 열린다. 안동시는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9일간 정하동 낙동강변에서 2025 안동 수(水)페스타를 개최한다.올해 축제는 '안동의 여름, 다시 뜨겁게! 다시 시원하게!'를 슬로건으로, EDM 감성을 접목하고 야간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축제 내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축제장에는 워터슬라이드, 튜브슬라이드, 포그존, 워터캐논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이 설치되고, 대형 물놀이장도 함께 운영된다. 또한 낙동강을 활용한 패들보드·수상자전거 등 수상레저도 즐길 수 있다.밤에는 EDM 공연과 지역예술인의 무대가 이어진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안동썸머나이트에는 권은비와 하하&스컬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여름밤의 열기를 더한다.축제장 인근 낙동강변에는 조명 연출과 라디오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낙동포차가 운영돼, 여름밤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축제장 건너편 음악분수 주차장에 주차한 방문객을 위해 수상 셔틀도 운영된다.체험 콘텐츠도 한층 풍성해졌다. 캠핑카와 오토캠핑존으로 구성된 낙동 캠핑존이 운영되며, 주말에는 안동문화의거리에서 수페스타 ON(溫)통(通) 챌린지가 열린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운 돌림판, 자석풍선 보물헌터 등 이벤트가 진행돼, 원도심에서도 물놀이의 재미를 이어간다.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수페스타는 물놀이와 공연, 휴식과 체험까지 아우르는 여름 축제로 구성했다"며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며 안동을 대표하는 여름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4 17:36

1분 소요
상주 여름밤 물들일 예술축제, 오는 25일 개막

여행

경북 상주에서 여름밤 무더위를 잊게 할 예술축제가 열린다. 제24회 한여름밤의 축제가 오는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북천시민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개최된다.올해 축제는 무더운 여름밤 문화예술을 통한 쉼과 화합의 시간으로 기획됐다.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무대로 구성해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즐기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축제 첫날인 25일에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밤’이란 주제로 청소년 24개 팀이 무대에 올라 경연을 펼친다.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상주지구위원회가 주관하며, 현장 심사를 통해 우수 참가자를 선정하고 시상도 함께 진행된다.26일에는 상주경찰서 인권위원회가 마련한 '한여름밤의 라이브 콘서트'가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이날 무대에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 그리고 신촌블루스, 건아들이 출연해 여름밤의 정취를 더할 예정이다.마지막 날인 27일은 상주 로타리클럽이 주관하는 '시민 노래자랑'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총 21개 팀이 참여해 끼와 흥을 뽐내며 시민 간 소통과 화합의 장을 이끈다. 시상식과 함께 경품 추첨도 마련돼 관객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강영석 시장은 "한여름밤 시민과 함께 웃고 즐기는 뜻깊은 축제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4 17:35

1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