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오피니언

오피니언

안동 월영야행, 달빛 아래 떠나는 열흘간의 시간여행

여행

경북 안동에서 무더운 여름밤, 전통의 향기와 현대 감성을 더한 야행축제 '2025 월영야행'이 열린다. 8월 1일부터 열흘간 안동 월영교 일원에서는 국가유산을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진다.올해 행사는 '조선시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공간 구성'이라는 주제로, 안동의 국가유산 이야기를 담은 33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야행의 백미는 단연 달빛을 배경으로 한 전통 야경 콘텐츠다. '선유야화'라 불리는 LED 선유줄불놀이, 전통 등간, 바람개비의 거리, 달빛정원 등 감각적인 볼거리가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올해는 지역 상권과 연계한 신작 프로그램 '월영 보부상(월영장수)'가 첫선을 보인다. 조선시대 장터 풍경과 보부상 행렬을 생생히 재현해, 전통과 상업이 공존하던 옛 장터의 정취를 오늘에 되살린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도 풍성하다. 월영 키즈존과 인형극 '남반고택 동화마당', 어린이용 역사 퀴즈쇼 ‘월영별과’, 그리고 ‘짚신 트레킹’ 등 오감으로 체험하는 전통놀이들이 준비돼 있다. 특히 달빛 우체통은 가족, 연인들이 직접 쓴 엽서를 달빛 아래 띄워보내며 축제의 감성을 더한다.안동시립박물관을 포함한 민속촌길 일대에서는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재현한 월영객주와 월영장터, 푸드트럭과 피크닉존을 연계한 영락식당이 운영돼 다양한 먹거리와 지역 특산품을 즐길 수 있다.월영공원 일대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결합한 Summer Vibe 공연이 열려, 여름밤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임청각에서는 8월 7일부터 8월 9일까지 3일간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사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실경 역사극 '서간도 바람소리' 공연이 열린다. 안동시 관계자는 "올해 월영야행은 시대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안동의 대표 국가유산을 달빛 아래에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라며, "시민과 관광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30 15:28

2분 소요
"맨손으로 은어 잡고, 아이들과 모래놀이" 올여름 핫플로 떠오른 봉화은어축제

여행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봉화은어축제가 짜릿한 체험형 콘텐츠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뛰고, 웃고, 즐길 수 있는 놀이 중심 프로그램들이 연일 큰 호응을 얻고 있다.가장 인기있는 체험은 단연 은어 반두·맨손잡이 체험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계곡물 속에서 직접 은어를 잡아 올리며, 시원한 물살과 함께 짜릿한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체험비는 12,000원이지만 이 가운데 5,000원은 봉화사랑상품권으로 환급된다.올해 처음 도입된 은어 로드 챌린지도 눈길을 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미션을 수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하루 세 번 운영되며, 성공하면 은어잡이 체험권이 제공된다. 특히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도전과 보상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한 체험"이라는 호평이 이어진다.휴식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내성천 모래놀이장도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다. 빈백과 파라솔, 모래 위 포토존, 썬배드 등이 갖춰져 있고, 야간에는 조명을 더해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같은 공간에 마련된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은 에어바운스 풀장, 워터슬라이드, 차양 쉼터 등으로 구성돼 어린이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입장료는 3,000원이며, 하루 세 차례 운영된다. 봉화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올해 은어축제는 단순한 관람형 축제를 넘어,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은어 로드 챌린지, 내성천 모래놀이장, 어린이 워터파크 등은 세대를 아우르는 핵심 체험 콘텐츠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30 15:27

1분 소요
"암표상 때문에 괴로워요"...아이돌 팬들의 고충 [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지난 7월 5일, 고양시에서 개최된 블랙핑크의 콘서트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필자는 공연장 일대에서 콘텐츠진흥원과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암표 근절 캠페인에 참여했다. 법률상담을 진행하며, 우리 공연문화를 좀먹는 암표의 심각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상담소를 찾은 관객들은 저마다 티켓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암표상이 취하는 폭리에 대해 억울함과 분노를 토해냈다.자유시장경제? 그래도 암표가 나쁜 이유해외 유명 가수의 내한공연이나 국내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1분 컷’으로 매진되고, 암표가 대거 발각되었다는 뉴스는 새로울 것도 없을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공연기획사와 티켓판매처는 부정거래 예매를 취소 처리하고 이들에게 다른 공연에서의 예매도 금지하는 패널티를 주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암표는 횡행하고 있다.암표상이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되파는 일은 공연계의 골칫거리다. 이에 대응하여 공연기획사 측에서는 예매한 아이디와 실제 입장하는 자가 동일인일 것을 입증해야만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이에 질세라 암표상들은 ‘아옮(아이디 옮기기)’, ‘계옮(계정 옮기기)’ 등 방법을 이용해 자신의 티켓을 구매자의 아이디로 옮겨 주며 공연기획사 측의 대응을 무력화한다. 암표 수법도 꾸준히 발전하는 셈이다.그런데 이쯤에서 암표는 왜 나쁜 것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암표에 붙는 프리미엄, 즉 추가적인 금액을 ‘선착순 경쟁을 하지 않고 입장권을 확보하는 부가가치’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암표를 ‘위험을 덜기 위한 대가’로 접근한다면, 왜 나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암표의 문제는 공연의 생산자가 아닌 제3자, 즉 암표상의 배만 불린다는 데 있다. 암표상은 공연의 생산자도 향유자도 아니면서 가운데 껴서 이득만 챙길 뿐, 공연예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나아가 이중매매나 공연 취소시의 환불문제 등에 대해 정당하게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또한 값비싼 프리미엄으로 인해 ‘경제는 어려운데 공연계만 호황’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공연법서는 ‘기업형 매크로’ 암표상만 처벌암표는 오래전부터 처벌의 대상이었다. 처벌의 근거인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2항은 나루터, 정류장 등에서 입장권 등을 다른 사람에게 웃돈을 받고 되파는 행위를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규율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73년, 그러니까 52년 전에 신설되었다. ‘나루터’ 같은 오래된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오프라인상의 행위만을 규율한. 따라서 온라인상 이루어지는 암표 판매를 처벌할 수 없다. 처벌 수위도 매우 낮다.이런 문제점을 반영해 2020년 12월 「공연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당시의 개정법은 ‘정부의 암표방지 노력 의무’만을 규정할 뿐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다 2023년 2월 「공연법」의 재개정을 통해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상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드디어 마련되었고, 2024년 3월 22일부터 시행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개정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개정법은 매크로를 이용하는 암표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매크로 없이 티켓을 잡아 폭리를 취해도 만일 그것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면 제재 근거가 없다는 문제가 남는다. 「공연법」 규정만으로 암표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까지 함께 처벌하는 것은 어려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법정형 역시 범죄억지력을 갖기에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기업형 암표상은 형법상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법원은 자금관리책, 예매책, 매크로 프로그래머, 예매사이트 계정모집책, 티켓 수령책, 판매책, 전달책으로 구성된 온라인 암표 조직에 대해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1. 22. 선고 2020고단178 판결 외 다수).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예매사이트에 침입해, 수집한 ID의 명의자인 것처럼 접속한 후 티켓을 구입하여 위 예매사이트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재까지 개정된 「공연법」을 적용한 처벌례는 없다. 지난 10월 「공연법」을 적용할 수 있는 매크로 암표상을 처음으로 적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뿐, 이에 대한 판결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이들에게는 「공연법」 위반은 물론, 과거와 마찬가지로 형법상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도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별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은 물론이고, 범죄 수익을 몰수할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몰수·추징 역시 징역이나 벌금과 마찬가지로 형벌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 선고되어야 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범죄수익은닉처벌법)은 장기 3년 이상의 형을 선고하는 죄에 대하여 범죄로 인하여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은 모두 5년 이하의 징역을 법정형으로 정하므로 「범죄수익은닉처벌법」에 의한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이 가능하다.하지만 「공연법」만에 의해서는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없다. 「공연법」 내에 별도의 몰수·추징에 관한 조항을 두지 않은 데다가,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을 부과할 수 있을 뿐이므로 「공연법」 위반만으로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을 부과하는 죄에 적용되는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상의 몰수·추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도로 법정형이 무거운 업무방해 등의 유죄가 인정되어야 한다. 단지 개정된 「공연법」만으로는 암표상들에 대한 범죄억지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암표 거래 빙자 사기 피해도 잇달아암표 자체가 갖는 해악을 넘어서, 암표 판매를 빙자한 사기 범죄까지 활개다. 돈만 받고 잠적하거나 유효하지 않은 티켓을 전달하는 수법이 일반적이다. 필자가 공연장 상담소에서 만난 관객들은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물어왔다.암표상들은 통상 정가에 수 배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한다. 처음부터 수십, 또는 수백 배의 금액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서 진정한 판매자로 보이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후 잠적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게는 “계좌 명의인이 자신의 지인이고 판매하는 티켓이 여러 장이므로, 지인에게 반환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확인을 위하여 피해자가 입금자명을 정정하여 다시 동일 금액을 입금하여야 한다”는 식으로 2차, 3차 송금을 유도한다. 무엇보다 공식 판매처가 아닌 곳에서 사지 않는 것이 제1원칙이지만, 만약 이미 입금을 한 경우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2차, 3차 송금은 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사기를 당했으면서도 피해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고, 나아가 자신 역시 함께 처벌을 받거나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는 이도 있었다. 암표의 구매자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사기의 피해자일 뿐이므로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 경찰서에 방문하거나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에 접속하여 사기죄로 신고할 수 있다. 입금한 계좌번호, 예금주명을 알리고, 미리 갈무리해 놓은 입금내역 증거를 첨부한다. 나아가 암표상의 계좌가 국내 계좌일 경우 해당 은행 고객센터에 ‘사기 피해 계좌’임을 명시해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이때 수사기관에 접수한 사건 번호 등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미리 신고를 해 접수 번호를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이외에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사기피해금 지급정지제도(1332)를 이용할 수도 있다.암표 사기는 결국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퍼지려면, 공연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암표의 해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신고해야 한다. 필자 역시 앞으로의 몇몇 대규모 공연에서 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암표 근절 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본 칼럼의 독자들이 공연장에서 법률상담소 푯말 앞에 앉아있는 필자를 보고 말을 걸어주길 기대한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5.07.30 14:04

5분 소요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진화해왔나 [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한 여름,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이 간절한 계절이다. 하지만 무심코 여러 잔을 마시다 보면, 카페인 과다 섭취로 불면증이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한 잔에는 150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적지 않은 양이다. 최근에는 카페인 과잉 섭취에 대한 우려와 함께, 건강 중시 트렌드가 맞물리며, ‘디카페인(decaffeination) 커피’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나 신뢰할 만한 수준일까. 디카페인 커피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 및 최신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봤다. 카페인 제거 기술은 진화 중화학적 용매(염화메틸렌)를 사용하는 방식은 가장 오래된(1세대) 디카페인 처리 방식이다. 이 방식은 수증기로 생두의 세포벽을 연 후 염화메틸렌에 담가 카페인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다시 고온의 증기로 용매를 증발시킨다. 화학적 용매 방식은 스타벅스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초기 디카페인 제품 혹은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돼 왔다. 대량생산을 포함한 생산효율성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다만 화학적 용매 방식의 디카페인 제거 비율은 97%(미국 식품의약국(FDA) 디카페인 표기 기준) 내외다. 엄밀히 말하면 ‘저 카페인’에 가깝다. 카페인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또한 화학적 용매 방식은 커피의 고유한 향미를 손상시킬 수 있고, 화학 용매 성분의 잔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런 이유로 화학적 용매 방식은 최근 들어 사용 빈도가 줄고 있다. 화학적 용매 방식의 안전성 논쟁 이후 2세대인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방식과 같은 안전한 방식이 대두 됐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은 생두를 따뜻한 물에 담가 향미 성분과 카페인을 함께 녹여낸 후 활성탄 필터에 통과시켜 카페인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후 남은 ‘향미 성분이 가득한 물’(Green Coffee Extract·GCE)에 새로운 생두를 담가 카페인만 제거하고 커피 고유 성분을 보존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방식은 스위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캐나다 밴쿠버 인근의 위치한 디카페인 커피 제조사 ‘스위스 워터’(Swiss Water Decaffeinated Coffee Company Inc)가 상용화하며 시장에 안착시켰다.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는 ‘블루보틀 커피’이며,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안전한 물을 이용해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섬세한 커피 향미 발현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의 디카페인 방식 이후, 콜롬비아에서 유행한 2.5세대 ‘사탕수수 디카페인’(Sugarcane EA Process)방식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사탕수수를 발효해 얻은 천연 에틸아세테이트(EA)를 사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은 ‘자연 유래’ 물질을 사용함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화학적 불안감 없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품질의 자연 성분 디카페인 커피를 생산할 수 있다.콜롬비아는 커피 생산지와 디카페인 처리 공장이 물리적으로 가까워, 신선도에서도 유리한 환경이다. 사탕수수 방식의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며, 항미 성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콜롬비아의 사탕수수 방식은 한국의 커피업체 ‘몽타주 커피’의 디카페인 커피에 사용되고 ▲프릳츠 ▲커피리브레와 같은 전문 스페셜티커피 업체도 사용하고 있다. ″카페인 제거 방식에 따라 품질 달라져“디카페인 프로세싱의 3세대 처리 방식은 2023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마운튼 워터 프로세스’(Mountain Water Process)다. 멕시코에 위치한 ‘Descamex’라는 전문 기업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이 공정은 스위스 워터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멕시코 고산지의 빙하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술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했던 GCE 방식을 활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되, 멕시코 테루아에 기반한 ‘스토리 텔링’이 강조된다. 한국에서는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나무사이로와 같은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마운튼 워터 방식의 카페인 제거 비율은 99% 이상이며, 보통 단맛이 나는 커피에서 훌륭한 맛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 마운튼 워터 프로세스는 사탕수수 방식과 더불어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해 마켓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와 같은 전통 커피 산업 기준으로 봤을 때 시장 규모가 2%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내부 자료를 보면 시장 규모는 10%까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디카페인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카페인을 제거했는가’에 따라 품질과 가치가 갈리는 시기에 접어 들었다. 1세대는 효율성과 대량 생산, 2세대는 안전성과 신뢰, 2.5세대는 자연 유래와 지역성, 3세대는 테루아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로 진화해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카페인 커피 산업은 앞으로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환경과 품질을 함께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커피 애호가들과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게 되리라 판단한다.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5.07.30 13:57

4분 소요
"은어스파게티부터 10초구이까지" 더 맛있어 진 봉화은어축제

여행

봉화은어축제가 먹거리존을 전면 개편하며 한층 진화했다. 단 10초면 완성되는 은어구이부터 딜리버리존까지, 다채로운 미식 체험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행사장 내 대형 천막식당에서는 은어를 활용한 스파게티, 탕수육, 물회 등 이색 메뉴부터 은어구이, 튀김, 지역 한정식까지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역 외식업체 2곳이 참여해 품질을 높였으며, 에어컨이 설치된 쾌적한 공간 덕에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체험의 묘미도 더해졌다. 내성대교 아래에 마련된 숯불 은어구이 체험장은 관광객이 직접 5,000원짜리 석쇠 한 판을 구입해 은어를 숯불 위에 올려 놓고 굽는 재미가 일품이다. 축제의 상징으로 설치된 봉화대 중 하나는 10초 은어구이 체험존으로 운영된다. 강력한 화력으로 단 10초 만에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완성되는 과정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사진 촬영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은어 힐링스테이션은 대형 천막 아래 조성된 쉼터형 먹거리·체험 공간이다. 간단한 간식과 시원한 음료를 판매하는 부스 외에도 어린이 체험존과 미니카페가 갖췄다.올해 새롭게 선보인 딜리버리존은 푸드트럭 여러 대의 인기 메뉴를 현장에서 바로 배달받아 먹을 수 있고, 전용 메뉴판을 통해 간편 주문이 가능하다. 200인치 LED 스크린에서는 주무대 공연이 실시간 중계되어 관람객들은 식사와 함께 공연을 편안히 즐길 수 있다.봉화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먹거리 공간의 다양화와 휴식 공간의 확장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은어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먹거리를 통해 봉화의 맛과 멋을 함께 체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8 17:29

2분 소요
"경북 전통시장서 수산물 구매하면 30% 환급"

여행

경북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섰다. 8월 1일부터 5일까지 경북도내 6개 전통시장에서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된다.이번 행사는 포항 큰동해시장, 경주 감포공설시장, 안동 안동시전통시장연합(중앙신시장·구시장·용상시장), 경산 경산공설시장, 영주 선비골전통시장, 영덕 영해만세시장에서 진행되며, 국내산 수산물 판매 도·소매점포를 대상으로 한다.소비자는 행사기간 동안 국내산 수산물을 구입한 뒤 카드 또는 현금영수증, 신분증을 지참해 환급부스를 방문하면, 구매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환급한도는 2만원이다.구매액이 3만 4,000원 이상이면 1만원, 6만 7,000원 이상이면 2만원을 각각 환급받을 수 있다. 다만, 행사 취지에 따라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으로 구매한 품목, 정부 비축 품목, 일반음식점, 수입 수산물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정상원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방학 및 휴가철을 맞이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물가를 낮추고,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으로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8 17:28

1분 소요
쾌적함은 기후가 아니라 기술이다[김현아의 시티라이프]

전문가 칼럼

“너네 집도 그거 생겼어?” 올여름 도시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거’는 러브버그, 초파리, 정체불명의 날벌레다. 창틀에 붙고, 커튼 사이를 날아다니며, 자동차 보닛에도 눌러 붙는다. 나만 겪는 줄 알았던 불쾌감이 도시 전역을 감싸고 있었다. 그 와중에 들려온 건, 은퇴 후 전원생활을 택한 지인이 털어놓은 사투였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곧 잡초와 벌레와의 전쟁이고, 그 싸움은 한겨울을 제외하곤 계속된다고 했다. 결국 도심이든 전원이든, 공간은 달라도 벌레는 피하고 싶은 존재가 됐다. 한편으론,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에서도 눅눅한 공기와 끈적한 피부 감각이 불쾌함을 더한다. 기온은 연일 35도를 넘고, 밤이 되어도 열대야는 끝나지 않는다. 나무 그늘도 더 이상 시원하지 않고, 공원은 사람 대신 벌레가 차지한다. 자연은 이제 반갑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에어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건물에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고효율 냉방 시스템은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특히 중소형 상가나 업무용 빌딩, 노후 주택 등은 비용 문제와 구조적 한계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시스템에 의존한다. 냉방 장치는 있어도 실질적 쾌적함을 보장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냉방’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이다.도시 쾌적성의 조건, 싱가포르의 기술싱가포르는 연평균 기온이 30도 이상, 아침 습도는 90%에 육박하는 전형적인 열대기후 도시다. 그런데도 도시 전체가 쾌적하다. 벌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는 단지 기후와 식생의 차이가 아니라, 도시 관리 기술의 차이다. 싱가포르가 보여주는 쾌적함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고효율 냉방 시스템과 정교한 해충 관리 기술이 그것이다.싱가포르의 모든 건물은 ‘에너지 라벨링’ 기준에 따라 고효율 냉방 장치를 설치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기준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에어컨의 최소 효율 기준(MEPS)도 강화된다. 더 적은 에너지로 더 강력한 냉방을 구현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 제어 기술이 결합된다. 사용자가 없는 공간은 자동으로 냉방이 줄어들고, 외부 기온·습도에 따라 실내 냉방이 조정된다. 쾌적함은 기술로 제어되고, 에너지 절감도 동시에 실현된다. 이처럼 ‘냉방’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 도시의 기본 인프라로 간주된다. 쾌적한 도시란, 기후에 휘둘리는 공간이 아니라 기후를 기술로 조율하는 공간인 셈이다.싱가포르는 도시 전체의 47%가 녹지일 정도로 조경 면적이 넓다. ‘바이오필릭 시티’(Biophilic City)를 도시 비전으로 내세우며, 건물마다 수직정원을 유도하고, 공공녹지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벌레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비결은 통합 해충 관리 시스템(IPM, Integrated Pest Management)에 있다. 단순한 살충이 아니라 유충 단계에서의 차단, 서식지 제거, 실시간 모니터링과 기술 기반 방제를 통합한 방식이다. 센서가 부착된 도심에서는 해충 밀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드론이 출동하거나 방역팀이 현장에 대응한다.화분 받침의 자동 배수, 모기 유충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된 조경 구조, 빗물 흐름까지 계산된 포장재와 도로 설계 등 이 모두가 벌레를 불편하게 만드는 도시 설계다. 해충 방제는 산업이기도 하다. 싱가포르에는 Rentokil Initial, PestBusters, Killem Pest 등 NEA(국립환경청) 인증을 받은 전문 업체들이 활동하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방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는 이 산업을 도시환경 관리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기후위기 속 한국 도시는 모두에게 쾌적한가우리나라 도시들도 무더위에 대응하기 위해 쿨루프, 미스트 분사기, 도로 살수차, 공공 냉방시설 등 다양한 장치를 도입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여름철 도심 생활은 불편하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인도, 방치된 화단, 비효율적인 냉방 시스템, 에너지 관리가 부재한 중소규모 건물들은 해충에게는 서식처가 되고, 사람들에게는 불쾌감의 원인이 된다. 도시의 녹지는 늘어났지만 이를 유지·관리할 인력은 줄었고, ‘자연 친화적’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된 공간들은 오히려 해충의 온상이 됐다. 쾌적함은 단순히 기후 조건의 결과가 아니라, 기술과 제도의 문제이며, 도시가 어디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느냐의 정책적 선택이다. 에너지 효율을 갖춘 냉방기기와 스마트 공조 시스템은 분명히 발전해왔지만, 그것은 여전히 일부 계층에게만 실현 가능한 선택지다. 쾌적한 여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본값이 아니라, 점점 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프리미엄’이 돼가고 있다. 대형 빌딩과 부유한 가구는 기술을 통해 불쾌한 여름을 통제하지만, 소규모 건물과 저소득층은 여전히 노후한 에어컨과 환기구조에 의존한다. 보조금 제도가 있긴 하지만, 초기 설치비용과 이사 시마다 반복되는 이전비, 건물 구조상의 제약 등은 기술의 혜택을 가로막는다. 국가는 이제 냉방과 방충 역시 도시 인프라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이를 공공정책의 핵심 요소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생활 쾌적성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곧 삶의 질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술의 혜택이 ‘가능한 권리’로서 모든 사람에게 보장돼야 한다.도시 쾌적성은 ‘선택 가능한 기술’이다싱가포르의 사례에서 보듯, 쾌적함은 자연이 허락한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의지와 기술, 도시관리 시스템의 성숙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더운 나라가 불쾌한 것은 기후 탓이 아니라, 도시가 감당하지 못한 기술적 한계일 뿐이다. 벌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신문지를 들기보다, 그 벌레가 왜 이 도시에 살고 있는지를 묻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도시의 구조와 시스템이 벌레의 생존을 허용하고 있다면, 그 역시 정책의 대상이다. 그리고 여전히 개인의 선택으로만 남아 있는 고효율 냉방 시스템의 혜택을 공공의 영역으로 확산시키는 일 또한 과제로 남아 있다. 쾌적함은 ‘가능한 선택지’다. 문제는 그 선택을 도시가 모든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025.07.27 09:30

4분 소요
관광·마이스 인프라 개발에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세계 관광·마이스 시장 맹주 노리는 일본 [E-MICE]

전문가 칼럼

일본이 최대 40조원 규모 관광·마이스(MICE) 인프라 개발에 나선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행사장인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夢洲)엔 세계 최대 100만㎡ 규모 마이스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지난 4월 착공한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의 복합리조트(IR)를 포함해 2030년까지 복합단지 조성에 투입하는 예산만 총 22조원(2조3000억엔)에 달한다.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도 추가 건립한다. 2018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합법화한 일본 정부가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 추가 건립에 나서는 건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최대 2곳을 추가 건립하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에는 1곳당 10조원씩 총 2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등 메가 이벤트 개최에 이은 후속 인프라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고부가 관광·마이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오는 2030년까지 ▲외래 관광객 6000만 ▲국제회의(컨벤션) 개최 순위 아시아 1위 ▲세계 5위 도약을 목표로 설정한 ‘신(新)시대 인바운드 활성화 액션 플랜’(2023년)을 발표했다. 유메시마 인공섬 2단계 개발에 10兆 투자최근 오사카부(府)와 시(市)는 ‘유메시마 인공섬 2단계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1단계 엠지엠·오릭스 복합리조트 개발에 이은 2단계 계획으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장을 포함한 50만㎡가 개발 대상지다. 이로써 1988년 신도심 조성을 목표로 조성한 인공섬 유메시마는 매립 40여 년 만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엑스포 개최를 확정한 오사카부와 시는 이듬해인 2019년 전체 면적 390만㎡ 유메시아 인공섬의 중심부 1/3에 대한 3단계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규모가 여의도 면적 6배와 맞먹는 유메시마 인공섬 2단계 개발에 드는 비용은 최대 10조원. 연내 투자와 개발을 맡을 민간사업자를 선정한 뒤 1단계 사업인 복합리조트와 함께 2030년 하반기 ‘원샷’ 개장하는 일정이다. 오사카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바다로 둘러싸인 인공섬의 입지 조건을 최대한 살려 도심과 가까운 곳에 세계적인 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주목할 점은 유메시마 2단계 개발의 핵심 목표가 글로벌 톱 클래스 마이스 거점 조성이라는 점이다. 크게 4개 존(Zone)으로 나뉘는 2단계 개발은 호텔,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서는 ‘IR 협력’ 존을 중심으로 나머지 3개 존에 비즈니스와 상업, 레저·엔터테인먼트 등 지원 시설이 들어선다.오사카부와 시가 공개한 2단계 개발 계획에 따르면 전체 4개 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레크레이션’ 존엔 슈퍼 앵커와 교류 존에 자동차 서킷과 워터파크, 특급호텔, 아레나, 극장을 건립한다. 엑스포 시설인 ‘헬스케어 파빌리온 대체 활용’ 부지엔 첨단 의료·바이오 연구시설과 전시·체험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1단계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IR 협력 존에 건립하는 마이스 전문 시설과 연계가 가능한 배후 시설들이다.10조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투자 조건에도 건설·부동산 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일본 5대 건설사 타케나카, 오바야시 등은 이미 공개적으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엑스포를 계기로 인공섬 일대 교통 인프라가 늘면서 사업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사키시마, 마이시마 등 오사카만 3개 인공섬 중 도심에서 가장 먼 유메시마엔 엑스포를 계기로 지하철(유메시마 역), 연결 도로 개발에 9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난바 마사토 타케나카 코퍼레이션 회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메시마의 지리적 조건과 앞으로 들어설 인프라를 고려할 때 혼슈와 규슈, 시코쿠를 연결하는 세토 내해 관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그늘에 가렸던 ‘오사카’ 약진 대비해야2022년 이후 중단됐던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최대 2곳을 추가 건립한다. 지난해 12월 국회로부터 카지노 규제위원회 신임 위원 임명을 승인받은 일본 정부는 최근 심의위원 인선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카지노를 합법화하면서 신설된 카지노 규제위원회는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고 운영할 사업자 선정 입찰과 심사를 총괄하는 기구다. 최대 3개 지역에 카지노 사업권을 부여할 방침이던 위원회는 2022년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이 제안한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 내 카지노 복합리조트 단 1건에 대해서만 건립을 승인했다.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추가로 들어설 유력 후보지로는 ‘도쿄’와 ‘홋카이도’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나가사키, 지역 반대 여론에 부딪혀 건립 계획을 철회한 요코하마 등도 잠재 후보지로 꼽힌다. 복합리조트 건립과 운영을 맡을 사업자엔 도쿄 오다이바를 최적의 복합리조트 후보지로 지목한 라스베이거스 샌즈 외에 윈, 멜코, 모히건, 하드락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정부가 복합리조트 추가 건립에 나서는 건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컨설팅 회사 데이터 브릿지 마케팅 리서치는 “생산·제조 기반 수출산업으로 세계 2대 경제 대국까지 올라섰던 일본이 둔화한 경제성장의 반등을 위해 카지노 등 신(新) 서비스 분야로 산업 구조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한국 관광·마이스 시장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 내 한국행 수요 감소는 물론 포상관광, 국제회의 등 인바운드 관광·마이스 수요가 일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마이스 시장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던 오사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김기헌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한국 입장에서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제1의 목표 시장인 동시에 각종 행사와 단체 유치전에서 맞붙는 경쟁 상대”라며 “중국의 물량 공세와 태국 등 동남아의 거센 추격에 더해 인프라 우위를 앞세운 일본까지 상대해야 할 버거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도쿄 그늘에 가려 만년 이인자에 머물던 오사카의 약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07.27 08:30

4분 소요
외부의 시선으로 본 K-스타트업 생태계는…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들이 성황리에 끝났다. 여러 국가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필자는 그들과 사적으로 의견을 공유할 기회가 많았다. 그들은 짧은 기간 급성장한 국내 스타트업 행사에 찬사를 보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꾸준히 구축해 온 탄탄한 인프라와 국내 창업자들의 뛰어난 능력도 높게 평가했다. 한편 아직은 창업 선도국과 비교해 미진한 점과 개선 방향까지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몇 가지 공통점이 엿보여 흥미로웠다. “K-스타트업, 잠재력 있지만, 인상적이지 않아”첫째, 국내 스타트업들 발표에 대한 인상이다.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행사 기간 동안 여러 국내 스타트업들의 발표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의 현재 능력과 잠재력이 모두 뛰어남을 인정하면서도, 인상적인 기업이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진단한 문제점은 획일화된 정보 전달 방식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발표는 놀라울 정도로 대동소이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장점도 단점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들이 받은 인상이다. 유럽에서 온 한 벤처 투자자는 “맛이 예상되는 잘 만들어진 맥도날드 버거를 보는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다른 국가에서 방문한 벤처 투자자들 역시 비슷한 느낌을 피력했다. 그들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보유한 능력은 뛰어나지만 발표에서 이를 개성 있게 전달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특히 발표 형식에 얽매여 장점을 충분히 부각하지 못하는 점에 안타까워했다. 상당수 해외 투자자들은 한 두 번의 만남으로 장점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둘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불분명한 비전이다. 해외 관계자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비전이 흐리고 미래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른바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제 설정은 정부와 같은 조직이 중요한 이슈를 선택하고 이를 외부에 명쾌하게 전달함으로써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명료한 의제 설정은 글로벌 행사의 흥행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의제가 ‘혁신’, ‘변화’, ‘글로벌’ 등과 같은 추상적인 주제에 머물러 있음을 못내 아쉬워했다. 해당 주제들은 멋진 수사어이지만, 현장에서 행동을 촉구하거나 방향을 제시하시는 못한다. 이에 그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얻은 최선의 결과는 양해 각서 체결 정도였다. 이는 분명 그들이 원하는 최선의 결과물은 아니다. ‘원 팀’ 강조하는 싱가포르 본 받아야 글로벌 무대에서 매력적인 의제를 앞서 제시하지 못하는 점은 분명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약점이다. 국제기구에서 스타트업 산업을 오랫동안 담당해 온 한 한국인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의제를 능동적으로 먼저 제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혁신’과 같은 모호한 단어로 비전을 제시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라며 “관련 집단 간 상호 호혜적 관계 설정이 즉시 가능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찾아 외부에 의제를 재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셋째, 관련 집단 간 협력 부족이다.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국내 행사에서 공공과 민간 영역 관련자들을 모두 만난다. 그런데 이따금씩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경험을 한 모양이다. 해외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국내 스타트업 행사에서 만난 국내 정부 과학 기술 담당 부처와 스타트업 담당 부처가 동일한 정책에 대해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아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해결책으로 싱가포르 정부와 협력했던 경험담을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한 유관 기관들이 다 함께 움직인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 스타트업 육성이라면 농업, 과학 기술, 스타트업, 재정 지원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실무자들이 팀을 이루어 함께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는 궁금한 점을 한자리에서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여러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의 장점으로 손꼽았던 점이기도 하다.국내 스타트업 행사를 찾는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행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음을 느낀다.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한 해외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도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그들의 조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점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개성과 장점을 파악한다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새로운 주제를 찾아낼 것이다. 더불어 그것들은 우리가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에 던지는 경쟁력 있는 의제가 될 수 있다. 독일 출신 벤처 투자 관계자는 “한국에는 뛰어난 B2B 제조 스타트업들이 많고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중심은 B2B 영역이므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독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데, 한국 방문 동안 누구도 이런 점을 강조한 적이 없다”라고 귀띔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뛰어나지만 더 좋아질 수 있다. 미진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는 분명 충분히 열려 있다.

2025.07.27 08:00

4분 소요
늘어나는 ‘검정고시’ 수험생...고1에 큰 압박 [임성호의 입시지계]

전문가 칼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025학년도 수능에 검정고시생 2만109명이 지원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2만명을 넘겼다. 현행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 이후 검정고시 수능 접수 인원으로는 1995학년도(4만2297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995학년도에는 수능 점수로 학교 내신을 보정하던 ‘비교내신제’가 갑작스럽게 폐지되면서 외국어고 등 특목고 재학생들의 집단 자퇴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들이 대거 검정고시를 택하며 일시적으로 숫자가 급증했던 특수 상황이었다.최근 5년간 검정고시 수능 접수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21학년도 1만3691명, 2022학년도 1만4277명, 2023학년도 1만5488명, 2024학년도 1만8200명, 2025학년도에는 2만109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2026학년도에는 3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4월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 지원 인원은 1만1272명으로 최근 4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일반고 중도 탈락 학생은 1만8498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볼 때, 2026학년도 수능에서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 규모는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존재감 커지는 검정고시 상위권 대학 진학에서도 검정고시 출신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2025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 합격자 중 검정고시 출신은 259명으로, 전년(189명) 대비 37.0% 증가했다. 이는 2018학년도(80명)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서연고 합격자 수는 2021학년도 138명, 2022학년도 142명, 2023학년도 155명, 2024학년도 18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검정고시생 중 상위권 수험생의 증가세를 뒷받침한다.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주요 10개 대학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2025학년도 검정고시 출신 입학생은 785명으로, 종로학원이 2018학년도부터 집계한 이후 8년 연속 증가세다. 2018학년도에는 276명이었다.이 같은 변화는 향후 대학입시 제도 개편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내신 체계가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뀐다. 이 경우 상위 10% 이내에 들지 못할 경우 내신이 2등급(1144%), 3등급(4566%) 등으로 밀려날 수 있어 변별력은 낮아지고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2026학년도 기준으로 전국 의대 선발 인원은 3092명, 여기에 한의대, 치대, 약대를 포함하면 총 6498명이다. 여기에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SKY대학까지 합산하면 1만8601명, 인서울 4년제 대학 전체를 포함하면 약 8만4632명 규모다. 수험생 전체 인원이 50만 명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신 상위 10%에 들지 못하면 사실상 인서울 대학 진입조차 쉽지 않은 구조다.실제 내신 5등급제 하에서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아야 하는 학생 수가 6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과목 1등급을 받는다 해도 내신 성적만으로 의대 입학은 불투명한 상황이다.2028학년도부터는 고교 학점제도 전면 시행된다. 고교 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진로선택과목, 융합선택과목 등을 선택해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고, 이 이수 내용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내신에서 상위 10%에 들지 못할 경우, 고교 학점제를 활용한 과목 선택과 집중이 입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 고1, 내신 상위 10%가 변수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 경쟁에서 밀려날 경우, 정시 혹은 논술전형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되는 구조다. 현행 통합수능은 2026학년도, 2027학년도 단 두 번만 시행된다.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 체제도 전면 개편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불리한 학생들은 현 제도에서 불과 2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셈이다. 이미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친 현 고1 학생들에게는 현재 내신 성적이 상위 10%에 들어갔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2028학년도부터 적용될 개편 입시제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시 축소 및 수시 확대 ▲절대평가 확대 ▲고교학점제 중심 전형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현재 고1 학생들 중 내신이 불리한 학생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게다가 고1 학생들에게 적용될 2028학년도 입시 전형은 내년 4월 말이 돼야 구체적으로 발표된다. 대학들은 입시제도 변화 방향이 정해질 경우 수시·정시 비중 조정, 정시 내신 반영 확대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상위 10%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진학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2028학년도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문·이과 완전 통합이다. 이에 따라 수능에서도 문·이과 구분 없이 사탐, 과탐 모두 응시해야 하며, 수학 과목 또한 계열 구분 없이 선택하도록 변경된다. 학교 내신 또한 진로 및 융합 선택과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며, 이들 과목 수는 200개가 넘는다. 학교별로 개설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 학교 간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서울대는 2028학년도 수시·정시에서 '핵심 권장과목'을 발표했다. 인문계열은 제2외국어 및 한문 외에는 별도로 특정 과목이 없지만, 자연계열은 의대·약대 등 메디컬 계열을 포함해 수학, 과학 과목을 구체적으로 권장했다. 학과별로 필요한 과목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도 인문계, 자연계 학과별로 서로 다른 과목을 권장하는 추세다.문·이과 통합이라는 교육 당국의 기조와 달리, 대학 입시에서는 사실상 계열 구분이 여전히 뚜렷하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사실상 특정 대학과 학과를 목표로 한 과목 선택과 학업 전략이 요구되는 셈이다. 내신 성적이 절대적인 수치로 평가되는 현재 구조에서는 수시 6장, 정시 3장 등 지원 횟수는 같더라도 성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는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25.07.27 08: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