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엑사원’ 개발 이끄는 젊은 AI 전문가가 바라본 미래는?[이코노 인터뷰]
- 이진식 LG AI연구원 엑사원랩장
엑사원, 적은 양의 고품질 데이터만으로 높은 성능 내도록 고안
"AI모델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가지고 다니는 시대 올 것"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 하나를 꼽는다면 인공지능(AI)을 말할 수 있다. 특히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LG AI연구원에서 개발한 ‘엑사원’(EXAONE)이 대표적이다. 최신 모델인 엑사원 3.5는 전문 산업 분야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도록 경량화 및 최적화 기술 연구에 집중해서 만든 모델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강화했다. 특히 엑사원 3.5는 최근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작성한 ‘2025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국내 유일 주목할만한 AI 모델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울시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진식 LG AI연구원 엑사원랩(Lab) 랩장(상무)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983년생인 이 랩장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거쳐 지난 2022년 LG에 합류했다. 이진식 랩장은 LLM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재로 평가받는다. 현재 LG AI연구원에서 엑사원랩 랩장을 맡아 엑사원 개발을 이끌고 있다.
‘엑사원 3.5’에 이어 ‘엑사원 딥’ 선보여
2020년 설립된 LG AI연구원은 2021년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지난해 8월 엑사원 3.0을 국내 최초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엑사원 3.5를 선보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랩장은 엑사원에 대해 “엑사원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고민했던 것이 적은 양의 자원만으로도 효율적으로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이었다”며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 데이터 및 적은 수의 데이터만 가지고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학습 기법을 개발해 적용한 것이 엑사원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그는 “엑사원만의 장점을 꼽자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실제 사용성, 즉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할 때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많이 뒀다”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용자가 내린 지시를 이해하고 해당 지시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가령 엑사원이 적용돼 있는 챗엑사원 같은 경우, 문서 내 정보와 관련된 질의응답을 하는 기능이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개의 긴 문서를 읽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엑사원은 긴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랩장은 학습데이터 퀄리티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습데이터를 정교하게 만들고 고품질로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계열사 및 파트너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품질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웹상에 공개된 일반적인 문서의 경우, 정보의 가치가 낮은 문서들이 많다. 반면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들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고품질 문서가 많아 정보의 가치가 높다. 아울러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정확도 측면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2021년 처음 공개된 엑사원은 단계를 거치며 모델 크기가 최적화되고 있다. 엑사원1.0은 3000억개 매개변수를 갖고 있었지만 3.5 모델 중 가장 큰 모델은 이보다 10분의 1수준인 320억개 규모이고, 특히 100분의 1 수준인 24억개 매개변수를 갖는 경량 모델은 온디바이스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모델을 가동하는데 드는 컴퓨팅 비용도 그만큼 적게 든다. 엑사원 3.5는 최근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작성한 ‘2025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국내 유일 주목할만한 AI 모델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올해로 8회째인 AI 인덱스는 세계 AI 발전 동향을 총망라한 보고서로, 전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AI 업계 분석 자료로 평가된다.
LG AI연구원은 최근 국내 첫 추론형 AI 모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공개하기도 했다. 추론형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와 달리 스스로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한층 고도화된 AI로 평가받는다. 특히 엑사원 딥-32B의 매개변수는 320억개로 딥시크 R1(6710억 개)의 5%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 미국·중국 모델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AI는 인류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와 비슷한 충격”
이 랩장은 엑사원 딥과 관련해 “수학 및 과학, 프로그래밍 같은 경우, 단계별로 문제를 나눠 풀어야하는데 이와 동일한 방식”이라며 “LG그룹 계열사들이 통신, 제조, 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그런쪽으로 특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현재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4가지 분야에서 성능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랩장은 챗엑사원과 관련해서는 계열사 직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LG 계열사 사무직 임직원의 40%가 챗엑사원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LG 내부에서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다. 특히 보안 이슈 등으로 인해 외부 솔루션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며 “챗엑사원은 상대적으로 그런면에서 자유롭다. 직원들도 이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랩장은 향후 AI가 바꿀 미래 모습과 관련해 “지금의 AI발전과 관련해 ‘옛날에 인류가 불을 처음 발견했을 때’를 빗대어 설명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그 정도 임팩트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전 산업 영역에 걸쳐서 AI가 적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의 큰 사이즈 모델과 최근의 작은 사이즈 모델의 성능이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GPU 성능이 올라감에 따라 개인이 직접 엑사원과 같은 AI모델을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가지고 다니면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랩장은 AI 기술이 지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여건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미국과 중국 대비 열악한 투자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LG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곳들도 함께 힘내서 AI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며 “AI 기술은 전략 자산이 될 것이다. 가령 미국과 중국이 더 이상 AI기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수 있는 제반환경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LG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AI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서로서로 경쟁해나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5월 21일 '2025 이코노미스트 인사이트 포럼'(EIF2025)에서 AI 시대의 발전과 변화와 관련해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Agentic AI, 새로운 AI 혁명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이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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